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외계+인 1 (Alienoid),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by 씨네마사파리 2022. 10. 25.
반응형

볼 것인가, 말 것인가

최동훈 감독은 이미 암살(2015), 도둑들(2012)이라는 천 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들었다. 심지어 두 영화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대단한 이야기꾼인 셈이다.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6), 전우치(2009) 등 천 만 영화는 아니지만 너무나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네이버 평점은 현재 6.86이다. 리뷰를 읽어보면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영화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최동훈 감독에 대한 기대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보인다. 결론적으로 그간의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보고 기대한 사람에게는 좀 맞지 않는다. 동시에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잘 맞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너무 재미있게 봤고, 또 2번을 봤으니까 말이다.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개연성 있는 서사 구조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세 개의 시간대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현재와 1380년과 1391년의 고려이다. 각각의 시간대가 서로의 원인과 결과가 되어주는 구조이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되는데 그 과거는 그 전의 과거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다소 헷갈릴 수도 있지만 요새 자주 나오는 멀티버스에 비한다면 쉽게 이해가 가능한 정도이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적 세계관

최동훈 감독이 다양한 시간대를 여행하는 타임슬립을 선택한 것은 전우치 세계관의 확장처럼 보인다. 전우치에서 보여준 과거와 현재는 마치 과거에 꾼 꿈과 같다. 장자가 말한 나비의 꿈과 같기도 하다. 외계+인 1의 시간대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날줄처럼 외계의 이야기까지 넣어 공간을 넓힌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륵이라는 도사를 연기한 류준열 배우를 보고 전우치를 떠올렸겠지만 이 영화의 세계관이 보여주는 시간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이 세계관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 보자면, 인간은 수 천 년간 죄를 지은 외계인을 무의식중에 가두는 역할을 해 왔다. 일종의 감옥인 셈이다. 이 감옥을 지키는 자를 가드라고 하며 그와 함께 있는 인공지능의 이름은 썬더이다. 썬더는 가드나 자동차로도 변신할 수 있다. 특히 가드에게는 에너지원이 있는데 고려시대에는 신검으로 불리며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열쇠이다. 한편으로 인간의 뇌 안에 갇혀진 죄수들을 풀려나게 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외계는 지구와 다른 대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기체가 지구에 퍼지면 지구인은 모두 멸종하게 된다. 그리고 고려 시대에는 도사들이 있고 밀본이라는 알 수 없는 종교집단도 존재한다.

 

무협지 같으면서도 스페이스 오페라같기도 한 이 세계관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또 이 무대에서 연기를 멋지게 한 배우들, 특히 김우빈과 류준열 배우를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카메오 대잔치

주연 배우인 김태리, 김우빈, 류준열, 김의성, 소지섭 배우를 제외하고도 정말 잔치라고 부를만큼 많은 배우들이 나오며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여빈, 김대명(목소리), 조우진, 김해숙, 염정아, 신정근, 유재명 등등 다들 적재적소에서 나와주어 재미를 더한다.

특히 염정아, 조우진 배우의 코믹 연기는 아주 감칠맛이 났던 것 같다. 또 기억나는 것은 신정근 배우 등이 연기한 두 마리 고양이, 좌왕이와 우왕이었다. 우왕좌왕이라는 이름부터가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액션신이 특히 고려시대에 많이 나오는데 90년대에 많이 유행했던 천녀유혼이나 동방불패에서 본 듯한 격투씬이 많다.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몹시 좋아하는 편이다. 71년생인 최동훈 감독도 학창시절에 꽤나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액션은 매우 수려했고, CG도 매우 훌륭했다. 이미 우리나라의 특수효과도 꽤나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넷플릭스의 승리호나 스위트홈 등에서 보면 이미 헐리우드 못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이 외면한 이유 중에 하나는 1, 2부로 나누어진 구성 탓도 있을 것 같다. 뭔가 2부에서 최동훈 감독만의 반전과 재미를 전달할 것 같은데 그것이 둘로 나눠지는 바람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빨리 2부가 개봉되어서 다시 한 번 1부까지 역주행하게 되길 조심스럽게 빌어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