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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러브 앤 썬더(Thor : Love & Thunder), 화려하긴 한데....

by 씨네마사파리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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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인가, 말 것인가

토르의 4번째 영화를 봤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를 해서 다시 한번 더 볼 수가 있었다. 요즘엔 OTT 덕분에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대사도 하나하나 곱씹어 볼 수 있어 좋고 놓치는 장면 없이 감상이 가능해졌다. 개인적으로 여러 마블 시리즈 중에서 토르의 시리즈가 탄탄한 각본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토르 1은 초창기 마블 시리즈라 그런지 영 재미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2편과 3편, 특히 3편 라그나로크는 작품성까지도 논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온 4번째 러브 앤 썬더는 솔직히 기대한 것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이야기의 구성이 라그나로크에 비해 허술한 것이 사실이다.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각 캐릭터들의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특히 빌런, 고르의 서사가 그닥 납득이 되지는 않았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처럼 선명하고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현실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신에 대해 다루면서도 말이다. 철학적이려고 노력했지만 애만 쓰다 끝난 느낌이다. 신에 대한 분노, 우리가 생각지 못한 신의 모습 이런 것들이 먼저 공감이 되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심지어 신들의 행태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저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르를 처단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신도 이해가 안 갔다. 신도 그저 초인들 중에 하나이며 죽을 수도 있다는 설정은 재미있긴 했지만 이것들을 다 엮어내는 것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라그나로크처럼 재미있으면서도 한 편으론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리고 MCU 자체에서 중요한 퍼즐의 한 조각이 되는 듯한 그런 느낌이 없었다.

추억이 돋긴 하는데

제인 포스터의 재등장과 성장, 발키리, 코르그, 묠니르,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 등 오랜만에 보는 멤버들에서 반가움과 심한 향수를 느꼈다. 초반에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특유의 유머(이건 진짜 좀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 유머다.)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똑같은 코드가 라그나로크에서는 잘 먹혔던 것 같다. 헐크가 말을 하기 시작한 시점이라 더 귀여웠던 걸까. 왠지 이번 러브 앤 썬더에서는 영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음악도 좋았던 것 같았다. 라그나로크에서 이미그란트 송(Immigrant song)으로 시작부터 보여줬던 극적 효과만큼은 아니었다. 토르가 자꾸 이너피스를 찾는 바람에 건즈앤로지스의 음악이 빛나지 못했던 것 같았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며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티 토르와 토르, 그리고 묠니르와 스톰브레이커의 질투 씬, 액션씬도 재미있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같아서 좋았다.

 

특히 이번 러브 앤 썬더에서 중요한 것은 제인 포스터의 등장과 성장이었던 것 같다. 마이티 토르로의 변신은 새로운 MCU의 페이즈를 알리는 신호이며 동시에 1세대 히어로들이 자리 대물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죄다 여자와 유색인종으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성차별, 인종차별에서 볼 것이 아니라 명분과 이유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선수 교체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르는 계속될까.

MCU에서 성공한 캐릭터 중 하나인 토르는 4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MCU 페이즈 4는 곧 개봉한 와칸다 포에버를 끝으로 페이즈 5로 넘어간다고 한다. 페이즈 5에 예정작들의 제목을 보니 토르가 보이지는 않는다. 마이티 토르를 전면에 내세웠으니 완전히 끝났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자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페이즈 6에서도 제목이 미정인 영화들이 있다고 하니 그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하지만 모든 것은 때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마블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팬으로서 드라마나 영화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호불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매번 나올 때마다 설레고 기대되고 즐기게 되는 것이 또 마블인 것 같다. 요즘은 마블에 대한 평이 예전만큼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이제는 진입장벽이 꽤나 높아져 버렸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관객들을 흡수하면서도 과거의 전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늘 마블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마블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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