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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유환(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덤블도어의 비밀이 왜 중요한가.

by 씨네마사파리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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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들이야, 덤블도어야.

 

제목만 들어도 설레고 귀여운 이 영화가 3편에서 심하게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2편에서부터 조짐이 보이긴 했다. 덤블도어를 끌어들인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존재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대를 배가 시켰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덤블도어라는 캐릭터의 아우라가 너무 컸다. 다른 모든 것을 다 잡아먹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이 시리즈는 여러 중심축을 가지고 있다. 일단 뉴트 스캐맨더와 신비한 동물들이 그 하나고, 그다음은 그린델왈드라는 빌런이다. 그런데 여기에 덤블도어가 등장하고, 또 1편에서만 나올 줄 알았던 크레덴스까지 부상했다. 그리고 그 중심은 덤블도어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크레덴스는 덤블도어 가문의 자손이고,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의 연인이다. 스캐맨더는 덤블도어의 제자이다. 신비한 동물이 중심이었는데 영화를 확장하고 시리즈를 계속 만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 이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다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신비한 동물들은 주변으로 밀려났고, 덤블도어 가문과 사랑의 비밀이 주가 되어버렸다. 스캐맨더가 계속 나오기는 하는데 이야기는 도대체 덤블도어의 비밀이 뭐냐로 가버렸다. 스캐맨더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면 아래 발길질에 불과한 느낌이다.  기린이라는 신비한 동물이 나오지만 얘가 딱히 미래를 어떻게 보게 해 주는지 모르겠다. 미래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전체적으로 덤블도어의 작전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앞날을 볼 수 있는 그린델왈드를 속이기 위해 그러니까 그가 보는 미래대로 되지 않도록 한다는 뜻인데, 그러니까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콘셉트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일단 그린델왈드가 본 미래가 무엇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힉스 교수나 순혈인 카마, 그리고 번티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출생의 비밀

 

사실 출생의 비밀은 그리스 신화에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인지라 굳이 구태의연하다고 지적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출생의 비밀이 나오자마자 크레덴스가 죽어간다. 불사조가 떠나는 것이 그 징조다. 도대체 사랑하는 시골 소녀가 왜 멀리 떠났을까. 덤블도어 여동생이 실수로 죽은 것은 알겠는데, 덤블도어 남동생의 여인이 떠난 것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애가 있는지 몰랐다는 것도. 2편에 보면 애를 유모가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는 것 같던데 왜 크레덴스는 그런 불우한 어린 시절을 살았던 걸까. 그리고 갑작스러운 병이라니.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에즈라 밀러가 여기서는 꽤나 진중해 보인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가벼움은 다 사라지고 나와서 분위기가 잘 맞는 듯했다. 긴 머리도 잘 어울렸다. 그런데 또 비중 축소 느낌이다. 그린델왈드한테 계속 혼나고. 그리고 덤블도어가 그런 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게 단지 네가 속고 있어라는 말뿐이라는 것은 비약이 심한 것 아닐까.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가장 위험한 마법에 맞선, 세상을 구할 전쟁이 시작된다! 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에 마법사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의 힘이 급속도로 커진다.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에게 위대한 마법사 가문 후손, 마법학교의 유능한 교사, 머글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게 임무를 맡긴다. 이에 뉴트와 친구들은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추종자들, 그의 위험한 신비한 동물들에 맞서 세상을 구할 거대한 전쟁에 나선다.한편 전쟁의 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상황 속에서 덤블도어는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서서히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데…
평점
6.2 (2022.04.13 개봉)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에디 레드메인, 주드 로, 매즈 미켈슨,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에즈라 밀러, 칼럼 터너, 제시카 윌리엄스, 빅토리아 예이츠, 윌리엄 나디람, 리차드 코일

티 나는 왜 안 나오지.

 

2편에서 3편으로 가면서 티나가 사라졌다. 스캐맨더와 러브라인인데 티나 비슷한 배우가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스쳐 지나가는 정도다. 그리고 티나의 동생 퀴니와 머글인 제이콥의 서사가 부각되었다. 양념 정도로는 괜찮긴 한데 이렇게 진지하게 극 전반에 나올 일인가 싶다. 수요가 없는데 공급을 한 것 같다. 그린델왈드도 갑자기 바뀌었다. 조니 뎁 배우는 대체 어딜 간 걸까. 매즈 미켈슨도 엄청난 배우이긴 하다. 하지만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이 바뀌어버렸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그린델왈드는 살아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들었다. 덤블도어 교수님만큼 늙고 풍채가 커졌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중요한 배역들이 교체되고 서사의 비중이 바뀌면서 또 한편으로 재미있던 스캐맨더의 연애담이 사라진 것이 너무 아쉽다. 그리고 도대체 그린델왈드는 왜 머글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볼드모트는 순혈주의였고 그린델왈드는 나치즘인 걸까. 어느 틈엔가 그의 목적도 희미해지고 덤블도와 그린델왈드의 서로 공격 못하게 하는 주문만이 남은 느낌이다. 원래 5편 예정이라는데 이대로는 4편도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 신비한 동물 다시 보고 싶은데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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